어처구니프로젝트는 10월 15일부터 26일까지 여행자극장에서 안톤체홉의 <벚꽃동산>을 공연한다.
1904년 모스크바에서 초연된 이래로 끊임없이 무대에 올려지고 있는 <벚꽃동산>을 이번에는 문삼화 연출이 ‘계급’을 키워드로 잡고 다시 읽어낸다.
계급사회가 종식된 현재이지만 실질적으로 우리 내면에는 계급이 무의식적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계급 간 넘나들 수 없는 분명한 선(線)을 인지하고 있다.
<벚꽃동산>은 봉건영주와 귀족이 몰락하고 자본가로 대체되던 시기, 계급이 무너지는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문삼화 연출은 그 무너짐을 통해 오히려 견고해지고 있는 지금의 우리 사회와 내면의 계급을 들춰내고자 한다.
계급에 갇혀 있을 때, 계급을 인정할 때, 각각의 개인들은 할 수 있는 영역과 꿀 수 있는 꿈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작의 다양한 인물들이 이번 <벚꽃동산>에서는 넘을 수 없는 계급의 경계를 전제로, 그 계급 안에서 조금 더 과장되고 조금 더 현실적인 욕망을 갈구하는 다채로운 인간들로 다시 표현된다. <벚꽃동산>을 통해 관객들은 ‘계급 없는 계급 사회’라는 형용모순의 현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로풍찬 유랑극장>,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정의의 사람들>, <세자매> 등으로 이미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문삼화가 연출을 맡고 연극과 뮤지컬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이 모여 <벚꽃동산>을 만든다. 김지원, 박윤희, 민병욱, 문예주, 문일수, 김시유, 김수아, 이수빈, 김나진, 이동준, 이예준, 한철훈, 김단경 배우가 출연한다.
어처구니 프로젝트는 맷돌의 손잡이를 뜻하는 ‘어처구니’와 같이 동시대 현상을 맷돌에 갈아내어 연극적으로 재생산하는 손잡이 역할을 하고자 만든 프로젝트 그룹이다. 어처구니가 표방하는 연극성은 미니멀한 무대 구성으로 관객의 시각적 상상력을 유도하는 것, 끊임없이 격변하는 동시대성을 중단없이 고민하는 것, 무조건 연극적으로 재미있어야 하는 것, 그리고 연출적 장치를 철저히 배우에 집중하는 것이다.
한편, ‘벚꽃동산’ 공연은 10월 15일부터 NOL 티켓, 플레이티켓, 대학로티켓닷컴을 통해 예매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공식 SNS 계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